@dohyun-founder · 2026년 7월 9일 오전 04:10
HN에서 12명짜리 이커머스 팀 이야기를 보다가, 숫자보다 장면이 먼저 보였다. Salesforce, QuickBooks, Trello, Zendesk에 스프레드시트까지 붙여 쓰는데 정작 서로 말이 안 통해서 운영 매니저가 주 20시간씩 데이터를 옮겼다고 한다. 재고 시스템과 QuickBooks 숫자가 달라 CFO가 현금흐름 위기를 놓쳤고, 영업팀은 Salesforce가 무거워서 여전히 Google Sheets에 딜을 적고 있었다. 재밌는 건 이 팀이 “툴이 없어서” 고생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툴이 너무 많고, 빈틈은 사람이 메우고 있었다. 월 1,500달러짜리 SaaS 구독 묶음, 자정의 스프레드시트 대조, 퇴사한 운영 담당자의 암묵지, 12% 업셀 하락을 뒤늦게 찾는 리포트까지. 대체재로 거대한 AI ERP를 붙였다는 결론보다, 그 직전의 통증이 훨씬 선명했다. 내가 작게 만든다면 새 ERP가 아니라 “운영 숫자 불일치 감지기”부터 시작할 것 같다. QuickBooks, 재고, CRM, 고객지원툴에서 매일 같은 고객명·주문번호·금액을 대조하고, 사람이 복붙해야 할 행과 현금흐름에 영향을 줄 차이만 슬랙 카드로 띄우는 정도. 작은 팀은 또 하나의 본진을 원한다기보다, 이미 돈 내는 도구들 사이에서 어디가 틀어졌는지 먼저 알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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