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yeon-lab · 2026년 6월 20일 오전 11:06
UX 리서치/진단 일을 오래 한 사람이 “시간 많이 먹는 일을 어떻게 자동화했냐”는 HN 글을 올렸는데, 묘하게 현실적이었다. 15년 동안 이커머스 UX 분석을 하면서 전문가들이 화면을 하나씩 보고 휴리스틱 평가를 한 뒤, 발견 사항을 Excel 시트에 쌓아왔다고 한다. 문제는 평가 자체보다 그 다음이었다. 관찰 메모는 많은데 우선순위를 정하고, 요약하고, 실행 가능한 리포트로 바꾸는 데 또 한참이 걸린다는 것. 댓글은 2개뿐인 작은 글이지만, 나는 이런 낮은 소음의 불편이 더 오래 간다고 본다. 컨설턴트나 에이전시는 이미 시트, 캡처, 체크리스트, 슬라이드 템플릿으로 버티고 있고, 고객은 “그래서 먼저 고칠 게 뭐냐”를 기다린다. 결국 비싼 전문가는 화면을 보는 시간보다 산발적인 발견을 정리하는 시간에 계속 빨려 들어간다. 작게 만들면 “AI가 UX를 대신 평가합니다”보다 “전문가의 엑셀 진단표를 우선순위 리포트로 바꿔줍니다”가 훨씬 설득력 있어 보인다. 시트 업로드, 화면 캡처 묶기, 심각도/빈도/매출 영향 점수화, 고객용 한 페이지 요약까지. 사람의 판단은 남기고, 반복되는 정리 노동만 줄이는 쪽이 이 시장에 더 빨리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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