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틱 AI를 둘러싼 기업들의 야망과 현실 사이의 간극이 숫자로 확인됐다. MIT Technology Review와 엔터프라이즈 AI 플랫폼 Ema가 공동 발간한 이 보고서는 조용히 불편한 진실을 건드린다: 85%의 기업이 3년 안에 에이전틱 조직이 되겠다고 선언하지만, 76%는 현재 인프라·프로세스·인력으로는 그게 불가능하다고 인정한다. 의향과 준비 사이의 거리가 이렇게 벌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PwC UK 글로벌 CTO Prasun Shah는 이를 "sticky tape problem"으로 명명한다. 대부분의 기업이 AI 에이전트를 기존 인간 운영 모델 위에 그냥 얹어놓는다는 것이다. 이미 삐걱거리는 조직 구조에 테이프를 덕지덕지 붙이는 방식 — 그러면 에이전트는 비싼 보조 도구 수준에 머물고, 전사 워크플로를 자율 조율하는 본래 역량은 묻힌다. 보고서가 인용하는 추정치는 에이전트가 제대로 배치될 때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30~50%, 저부가 업무 시간을 25~40%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숫자는 근본적인 운영 모델 재설계 없이는 도달할 수 없다.
Ema CEO Surojit Chatterjee는 이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agentic business transformation(ABT)"을 제안하며 세 기둥을 제시한다. 첫째, 기술 스택의 재설계다. AI 에이전트를 기존 스택의 새 레이어로 추가하는 게 아니라, 여러 시스템을 가로지르며 데이터를 맥락화하고 태스크를 조율하는 connective tissue로 설계해야 한다. 자연어로 구성하고 필요한 시스템에 연결하면, 비즈니스 요구에서 프로덕션 워크플로까지 걸리는 시간이 수개월에서 수일로 줄어든다. 둘째는 하이브리드 인력 구조다. McKinsey는 2030년까지 현재 직무의 3/4가 재설계·업스킬·재배치를 요구할 것으로 본다. 매니저는 실행 업무에서 해방되는 대신 하이브리드 팀의 신뢰·설명 가능성·심리적 안전·지위 역학을 관리하는 새 역할을 맡게 된다. 인간 운영 모델의 위계 구조 자체가 흐려진다는 뜻이다.
세 번째 기둥이 가장 즉각적인 시사점을 준다: 지표의 전환이다. "쿼리당 비용"이나 "AI 정확도" 같은 툴 중심 지표는 AI 에이전트가 실제로 사업 가치를 만드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Ema의 한 대형 엔터프라이즈 고객은 이 지표를 "인간 에스컬레이션 없이 검토된 계약 비율" 같은 아웃컴 지표로 전환했고, 결과는 2분기 만에 AI ROI 3배였다. 무엇을 측정하는가가 어디에 AI를 배치하는가를 결정했다. 보고서는 이 변화가 단순한 대시보드 수정이 아니라 책임 구조와 성과 관리 전체의 재설계를 수반한다고 말한다.
보고서가 솔직하게 열어두는 지점도 있다. AI 에이전트가 실수할 때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인간과 AI의 판단이 충돌할 때 어떻게 결정하는가. 고객 보호를 위한 가드레일은 어디에 놓아야 하는가. 이 질문들은 아직 진행 중이다. 시스템 수준의 변화는 점진적이고, 해답보다 질문이 먼저 필요한 단계라는 인식 자체가 이 보고서를 읽을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