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 피드에서 AI가 만든 인플루언서를 알아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단순히 기술이 좋아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초창기 AI 인플루언서들은 상대적으로 식별할 수 있었다. Lil Miquela, Imma, Shudu Gram은 디지털 제작물이라는 게 티가 났고, 협업은 공식 발표와 함께 이루어졌으며, 스튜디오와 예산이 필요했다. Aitana Lopez(스페인 에이전시 The Clueless 작품)와 Emily Pellegrini(전직 OnlyFans 매니저 'Professor EP' 창작)가 등장했을 때에도 그 배경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다.
지금은 HeyGen, ElevenLabs, Higgsfield 같은 서비스들 덕분에 누구든 스튜디오 없이 가상 인간 계정을 만들 수 있다. 정적 이미지는 이미 필터와 편집을 당연하게 쓰는 진짜 인플루언서들의 사진과 사실상 구분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고, 영상과 음성 기술도 그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Virtual Humans 같은 데이터베이스가 수백 개의 AI 계정을 추적하고 있지만, 그건 눈에 띄는 대형 계정들일 뿐이다. 그 아래로는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수많은 계정들이 존재한다.
문제의 본질은 탐지 기술이 아니라 플랫폼의 의지에 있다. YouTube, TikTok, Instagram 모두 합성 미디어 레이블링 규정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 규정들은 개별 게시물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AI 페르소나 자체는 다루지 않는다. AI 인플루언서가 사기를 치거나 누군가를 사칭하거나 노출 콘텐츠를 올리지 않는 한, 어떤 규정을 위반했는지 모호하다. 더 역설적인 건, 이 플랫폼들이 음성 클론·아바타 생성 등 AI 크리에이터 도구를 직접 개발·판매하면서 동시에 AI 생성 저품질 콘텐츠를 막겠다고 말한다는 점이다.
이 회색지대 안에서 AI 인플루언서 생태계는 조용히 번성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들은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이 올해 약 120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600억 달러를 넘길 것으로 전망한다. AI 인플루언서 전문 시상식, 미인대회, 에이전시까지 생겼고, Professor EP는 이제 AI 인플루언서 만드는 법을 강의 상품으로 판다. 피드 속 가상 인간들은 더 이상 특별하거나 기이한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이미 우리가 매일 소비하는 콘텐츠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