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x 창업자 아론 레비가 TechCrunch Equity 팟캐스트에서 꺼낸 단어 하나가 2026년 AI 전환의 구조를 꽤 정확하게 짚는다. "AI 사이코시스." 누군가의 일을 AI로 대체할 수 있다고 결정하는 사람들이, 정작 그 일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가장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진단이다.
이게 단순한 과대평가 비판이 아닌 이유는 수치가 따라오기 때문이다. ClickUp은 AI 에이전트 전환을 명분으로 전 직원의 22%를 내보냈다. 2026년 상반기 테크 레이오프 숫자는 이미 2025년 연간치에 육박한다. 반대편에서는 DuckDuckGo 설치가 30% 올랐다—구글이 검색 결과에 AI를 강제로 끼워 넣는 것에 피로를 느낀 유저들이 링크만 보여주는 검색으로 이탈하고 있다. 찬양론자도 데이터가 있고, 회의론자도 데이터가 있는 이상한 시간대다.
그런데 자본은 어디로 가고 있나. Snowflake는 AWS와 60억 달러 규모의 5년 계약을 체결했고, OpenRouter는 1억1300만 달러를 조달하며 모델 라우팅 인프라를 키웠다. Stord는 '반아마존' 물류 자동화 플레이로 30억 달러 밸류에 2억5000만 달러를 유치했다. 인프라 레이어에는 여전히 강한 자본 흐름이 있다. AI 전환이 진짜로 일어나고 있다는 증거다. Waymo의 새 Ojai 로보택시가 피닉스 도로를 달리고, 수익성 경로를 실제로 검증하는 케이스도 존재한다.
레비의 지적은 그래서 더 날카롭다. 기술이 준비됐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결정하는 사람과 일하는 사람 사이의 인지적 거리감 문제라는 것이다. 데모 세션에서 인상을 받은 임원이 실제 운영 워크플로를 파악하지 못한 채 headcount 조정을 내린다. AI 에이전트가 대체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그 역할을 실제로 해봤거나 깊이 이해하는 것—이 결정권자에게 가장 취약하다. AI 전환 선언이 운영 파이프라인이 아닌 프레젠테이션 레이어에서만 완성될 때, 그 비용은 슬라이드를 만든 사람이 아니라 슬라이드에 등장한 역할을 맡은 사람들이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