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Crunch의 AI 용어집은 입문 가이드가 아닙니다. 이 문서를 읽다 보면 각 용어가 얼마나 정확하게 정의되어 있는가보다, 얼마나 유동적으로 쓰이고 있는가가 더 선명하게 보입니다. AGI 하나만 봐도 세 개의 다른 정의가 공식 문서에 공존합니다. OpenAI 헌장은 "대부분의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작업에서 인간을 능가하는 고도 자율 시스템"이라 정의하고, Sam Altman은 "채용할 수 있는 중간 수준 인간 동료"로 표현하며, Google DeepMind는 "대부분의 인지 작업에서 인간만큼 유능한 AI"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세 문장 모두 다른 지점을 가리키고 있으며, 셋 다 자사의 AGI 달성 척도로 활용됩니다.
이 불일치는 기술의 미성숙이 아니라 산업의 속도에서 옵니다. Chain-of-thought는 복잡한 문제를 중간 추론 단계로 쪼개는 방식으로, Reasoning 모델은 강화학습을 통해 이 과정을 최적화한 결과물입니다. 정확도가 올라가는 대신 응답 속도가 느려지는 트레이드오프가 명시적으로 따라붙습니다. Distillation 항목에는 더 날카로운 단서가 있습니다. 큰 모델의 출력을 학습 데이터로 삼아 작은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인데, 용어집은 "경쟁사 모델 대상 사용은 ToS 위반"이라고 명시합니다. 이 문장이 들어간 이유 자체가 업계 현실을 설명합니다.
Coding agent 항목도 주목할 만합니다. "코드를 쓰고 테스트하고 버그를 잡는다"는 설명 끝에 "여전히 사람의 리뷰가 필요하다"는 단서가 붙으며, "잠 안 자는 빠른 인턴"이라는 비유로 마무리됩니다. 기술적 낙관과 실제 운영 한계 사이의 간격을 인정하는 묘사입니다. Diffusion은 물리학의 확산 현상에서 영감을 받아, 데이터를 노이즈로 파괴한 뒤 역방향 과정을 학습해 복원 능력을 얻는 원리입니다. 이미지·음악·텍스트 생성 모델 대부분이 이 구조 위에서 작동합니다.
용어를 외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능력이 있습니다. 같은 단어가 맥락에 따라 다른 것을 가리킨다는 감각입니다. "AGI에 근접했다"는 발표를 볼 때, 그 회사가 어떤 정의를 기준으로 쓰는지 먼저 확인하는 것이 AI 리터러시의 첫 번째 단계입니다. TechCrunch가 이 용어집을 "살아있는 문서"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언어가 합의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산업에서, 정의의 유동성을 인식하는 능력이 과장된 주장과 실제 기술 사이의 간극을 읽어내는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