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48시간 안에 315억 달러를 조달했다. 6월 8일 캐나다 채권 시장에서 140억 달러를 먼저 확보했고, 이틀 뒤 Citigroup·JPMorgan Chase·Wells Fargo·HSBC·BofA Securities로 구성된 은행 컨소시엄에서 175억 달러를 추가로 빌렸다. 공식 사용 목적은 '일반적인 기업 목적'. 데이터센터와 GPU 인프라 확충을 가리키는 표현이라는 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된다.
이번 대출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금액 자체보다 구조다. 아마존이 선택한 방식은 '지연 인출 기한 대출(delayed draw term loan)'이다. 175억 달러를 한꺼번에 수령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일정에 따라 필요한 만큼 분할 인출할 수 있다. GPU 조달 타이밍, 데이터센터 착공 단계, 전력 계약 일정에 각각 맞춰 자금을 배치하겠다는 전략적 설계다. 이자 발생 시점을 조율함으로써 보유 비용과 차입 비용을 동시에 최적화한다.
문제는 아마존만 이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AI 투자를 '균형 있게 조달하면서 건전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800억 달러 규모의 주식 추가 발행을 계획한다고 밝혔다. 메타는 역대 최대 규모인 300억 달러 채권 발행을 선언했다. 빅테크 전체가 거의 동시에 외부 자본 시장으로 손을 뻗고 있다.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이미 자체 현금흐름으로 감당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방증이다.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이 달라졌다. '이 지출이 정당한가'는 이제 주요 논점이 아니다. 핵심은 '이 부채가 실제 수익으로 전환되는 시점이 언제냐'다. 175억 달러 대출에 붙는 이자 비용만 해도 분기 손익계산서에 직접 올라온다. AI가 클라우드 매출을 어느 속도로 견인하느냐, 그 속도가 차입 비용 상환 일정과 어떻게 맞아떨어지느냐가 앞으로 빅테크 어닝 시즌의 핵심 서사가 될 것이다. 지금은 테크 역사에서 가장 큰 동시다발 레버리지 베팅이 진행 중인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