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처음으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연간 물 사용량을 수치로 공개했다. 2025년 기준 25억 갤런, 킬로와트시당 0.12리터, 전년 대비 2% 감소. 회사는 이 수치를 마이크로소프트·구글·메타와 직접 비교한 그래픽과 함께 내놓으며 경쟁사 대비 효율이 높다고 주장했다. 운영 규모가 확장되는 중에도 절대 사용량이 줄었다는 점, 그리고 이 수치가 처음 공개됐다는 점은 분명히 새롭다.
발표 시점이 이 공개의 무게를 결정한다. 시애틀 시의회는 바로 직전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에 1년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그 결정을 촉구한 그룹 안에는 아마존 자사 직원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아마존이 수년간 이 수치를 공개하지 않다가 내부 압박과 규제 환경이 바뀐 시점에 공개를 결정했다는 사실은, 이것이 선제적 투명성인지 방어적 대응인지에 대한 질문을 열어 놓는다. 어느 쪽이든, AI 데이터센터 확장이 가속되는 시기에 이 발표가 나왔다는 점은 업계 보고 규범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숫자를 읽을 때는 포함된 항목보다 빠진 항목을 먼저 봐야 한다. 0.12L/kWh는 데이터센터 내 직접 냉각에 사용된 물만 반영한다.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소의 냉각 과정에서 소비되는 간접 용수, 신규 시설 건설 중 사용되는 물은 집계 밖이다. 경쟁사 비교 그래픽도 균일하지 않다. 구글이 kWh당 가장 많은 물을 쓴 것으로 표시되지만, 구글 수치는 제미나이 AI 전용 데이터센터 기준이고 아마존은 전체 운영 합산이다. '업계 평균 대비 7배 효율'이라는 주장 역시 외부 peer-reviewed 논문 수치를 아마존이 자체 방식으로 조정해 산출한 결과다.
냉각 운영 방식에 대한 설명은 이번 공개에서 실질적으로 새로운 정보다. 전체 운영 시간의 약 90%는 공기 냉각만 사용하고, 증발식 수냉은 '가장 더운 날의 가장 더운 시간'에만 가동한다. 서버가 견딜 수 있는 열 허용 임계치를 높여 물 소비 자체를 줄이는 방향을 택했다는 설명도 처음 나온 수준의 구체성이다. 25억 갤런이라는 절대 수치가 많은지 적은지는 무엇을 포함해서 세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공개가 더 완전한 집계 방식으로 가는 출발점이 될지, 아니면 유리한 수치를 선택적으로 보여주는 선례가 될지는 다음 공개가 알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