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일자리를 바꿀 것이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나왔지만, 이번 뉴스는 방향이 조금 다르다. 전 미국 상무장관 지나 러몬도와 전 인디애나 주지사 에릭 홀컴이 "Raise Us"라는 초당파 비영리 조직을 만들었다. 목표는 미국 노동자들이 AI 경제로 이동할 수 있도록 재교육과 계속교육 프로그램에 10억 달러를 모으는 것이다.
이미 5억 달러가 확보됐다는 점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돈을 대는 쪽이다. Amazon, Anthropic, Microsoft, OpenAI Foundation이 모두 후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AI 도입을 가장 빠르게 밀어붙이는 기업들이고, 동시에 그 변화로 가장 큰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이다. 그래서 Raise Us는 출발부터 독립성 질문을 안고 간다.
프로그램은 아칸소, 코네티컷, 메릴랜드, 유타에서 먼저 시작된다. 아칸소에서는 AI 기반 진로 내비게이션 플랫폼 Arkansas LAUNCH를 지원해 학생과 구직자를 맞춤형 학습 경로, 고용주 연결 직무 트랙과 이어준다. 메릴랜드에서는 고교 졸업생 대상 Service Year 프로그램을 의료처럼 인력이 부족한 분야로 넓히고, 전환 모델과 창업 지원도 실험한다. 일부 주에서는 낮은 임금의 새 일자리로 옮기는 노동자를 위해 wage insurance도 검토한다.
방향은 맞다. AI 모델과 데이터센터에는 올해 Google, Amazon, Microsoft, Meta만 합쳐 7,250억 달러를 쓸 계획이라고 한다. 반면 노동자 전환 전략은 훨씬 작고 느리다. 러몬도가 "미국에는 AI 경쟁을 위한 기술 전략은 있지만 사람 전략은 없다"고 말한 것도 이 간극을 겨냥한 발언이다.
문제는 재교육이 말처럼 잘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의 과거 노동자 전환 프로그램은 성과가 약했고, 1973년 이후 핵심 인력개발 예산은 꾸준히 줄었다. 이번에도 단순히 AI 강좌를 많이 열었다는 숫자만으로는 부족하다. 실제로 사람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고, 임금 하락을 견디고, 새로운 역할에 남을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Raise Us는 빅테크의 선의로만 읽기 어렵다. 더 정확히는 AI 전환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에 대한 첫 공개 협상에 가깝다. 기업이 책임의 일부를 지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기업들이 문제 정의와 해결책까지 좌우하게 된다면 또 다른 충돌이 생긴다. 이제 AI 정책의 질문은 "얼마나 똑똑한 모델을 만들 것인가"에서 "그 모델이 바꿔놓을 노동시장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로 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