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ropic이 Claude 사용자 약 9,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지식노동 현장의 체감 변화를 꽤 선명하게 보여준다. 응답자 상당수는 AI가 이미 자기 업무의 50% 이상을 처리할 수 있다고 봤고, 12개월 뒤에는 26%가 AI가 업무의 60~90%까지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먼 미래의 기술 담론이 아니라, 실제 Claude Chat·Cowork·Code 사용자의 업무 감각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다만 이 수치를 “직업의 절반이 곧 사라진다”로 곧장 해석하는 건 위험하다. 설문이 다루는 것은 직업 전체가 아니라 구체적인 작업 단위다. 글쓰기, 마케팅 콘텐츠 제작, 데이터베이스 쿼리처럼 AI가 산출물을 만들 수 있는 업무는 빠르게 자동화되고 있다. 실제로 Anthropic 자료에서 Artifacts 사용 사례 중 마케팅 콘텐츠는 80%, 블로그·기사 작성은 81%, 데이터베이스 쿼리는 82%가 업무 또는 학업과 관련된 사용으로 나타났다.
핵심 변화는 챗봇이 답변을 주는 단계를 넘어, 바로 다음 작업에 넘길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든다는 데 있다. 문서, 인터랙티브 그래픽, 쿼리 결과처럼 형태가 있는 산출물이 나오면 사용자는 AI를 조언자가 아니라 업무 파이프라인의 일부로 느끼게 된다. 그래서 같은 AI라도 단순 질의응답보다 Artifacts형 사용에서 ‘대체 가능성’의 감각이 훨씬 강해진다.
흥미로운 긴장은 세대와 사용량에서 갈린다. 초기 커리어 노동자들은 AI가 맡을 수 있는 업무 비중을 높게 보면서도 직업 불안을 더 크게 느낀다. 반대로 Claude를 가장 많이 쓰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술 가치가 오히려 커질 것이라고 본다. 같은 자동화가 누군가에게는 진입 장벽을 높이는 압력이고, 누군가에게는 생산성을 키우는 레버리지로 작동하는 셈이다.
결국 이번 조사가 던지는 질문은 AI가 사람을 완전히 대체하느냐가 아니다. 더 현실적인 질문은 어떤 업무를 작업 단위로 쪼개 AI에 맡기고, 어떤 판단과 책임은 사람이 계속 붙잡을 것인가다. 많은 사용자는 AI가 지루한 반복 업무를 덜어주고 그 이익이 넓게 공유되기를 바란다. 기술의 속도만큼 조직의 교육, 평가, 보상 체계가 따라가지 못한다면 이 격차가 다음 노동시장의 가장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