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검색 결과 상단을 AI 오버뷰로 교체한 뒤 벌어진 일을 숫자로 보면 선명해진다. DuckDuckGo의 AI 없는 검색 페이지(noai.duckduckgo.com)는 5월 28일 하루 트래픽이 전주 동기 대비 3배를 기록했고, 그 이후로도 방문자 수는 기준선 대비 84%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iOS 앱 설치는 같은 주에 주간 성장률 69.9%를 찍었다. DuckDuckGo는 이것이 일회성 분노 클릭이 아닌 구조적 이동이라고 강조한다.
오늘 공개한 Chrome·Firefox용 'no AI' 익스텐션은 이 흐름의 접점이다. 설치하면 noai.duckduckgo.com이 기본 검색엔진으로 세팅되고, AI 어시스트 답변, 채팅 프롬프트, AI 이미지가 줄어든 결과를 제공한다. DuckDuckGo 자체 브라우저 사용자는 이미 이 설정이 보존되지만, 익스텐션은 Chrome·Firefox를 그대로 쓰면서 기본값만 바꾸고 싶은 사용자를 겨냥한다. 조만간 Privacy Essentials 익스텐션(Chrome·Firefox·Edge·Opera)도 AI 검색 설정 컨트롤을 추가할 예정이어서 접점은 더 넓어질 것이다.
여기서 흥미로운 긴장감이 있다. DuckDuckGo는 반AI 회사가 아니다. 자체 AI 챗봇을 운영하고, 최신 모델 접근권·VPN·개인정보 삭제 서비스를 묶은 구독 플랜도 판다. 이 회사가 포지셔닝하고 있는 건 'AI 없는 세상'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검색'이다. 구글이 AI를 기본값으로 강제하는 순간, 그 선택권 자체가 차별화 제품이 된다.
실행 모델 관점에서 보면 더 정교하다. 무료 익스텐션은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DuckDuckGo 생태계로의 유입 채널이 된다. Kagi처럼 유료 장벽을 세우지 않고, 구글처럼 AI를 강제하지도 않는다. 불만 수요를 흡수하는 데 가장 낮은 마찰을 선택한 것이다. 구글의 25년 만의 최대 검색 변화가 결과적으로 경쟁자에게 성장 연료를 공급하고 있다는 아이러니, 그게 이 시장 이동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