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 전·현직 직원들이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쟁점은 2026년 5월 8,000명 감원 과정에서 내부 AI 시스템이 해고 대상자 명단을 만들었고, 그 결과 장애가 있거나 의료·가족·육아휴직처럼 법적으로 보호받는 상태의 직원들이 불균형하게 포함됐다는 주장이다. Meta는 모든 인사 결정은 사람이 한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소장에 따르면 해고 대상 선정에는 성과평가, 생산성, 업무 산출량, 그리고 측정된 AI 사용량이 포함됐다고 한다. 이 조합은 단순한 업무 효율 지표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인사 결정에 들어가는 순간 훨씬 민감해진다. AI 사용량은 직무 성격, 팀별 도입 속도, 도구 접근성, 휴직 기간, 개인의 건강 상태와 간접적으로 얽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 원고가 출산 이틀 전 통보를 받았다는 주장은 이번 소송의 긴장을 더 키운다. 문제는 AI가 명시적으로 보호 대상자를 겨냥했는지 여부만이 아니다. 모델이 보호 상태와 직접 연결된 항목을 쓰지 않았더라도, 그 상태와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대리 지표를 통해 비슷한 결과를 낼 수 있다. 성과 기록과 생산성 로그가 이미 조직 내부의 편향을 담고 있다면, AI는 그 편향을 새 언어로 정리해줄 뿐일 수도 있다.
Meta의 입장처럼 최종 결정을 사람이 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하지만 충분한 답은 아니다. 사람이 마지막 승인자였더라도, 그 앞에 놓인 후보군이 어떻게 정렬됐고 어떤 기준으로 점수화됐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해고처럼 개인의 생계와 법적 보호가 걸린 결정에서는 추천 시스템의 입력 데이터, 감사 로그, 집단별 영향 분석이 모두 판단 대상이 된다.
이번 사건은 기업용 AI 도입의 다음 국면을 보여준다. 채용에서 시작된 알고리즘 책임 논쟁이 평가와 구조조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AI가 인사팀의 속도를 높일 수는 있다. 하지만 속도가 책임을 줄여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대규모 감원처럼 한 번에 수천 명에게 영향을 주는 결정일수록, 회사는 시스템이 누구에게 더 큰 부담을 줬는지 더 정밀하게 증명해야 한다.
원고들은 중재가 끝날 때까지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해달라며 예비적 금지명령을 요구하고 있다.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리든, 이번 소송은 기업들에게 분명한 신호를 준다. AI를 인사 결정에 넣는다면 “사람이 최종 결정했다”는 문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떤 데이터로, 어떤 기준으로, 어떤 집단에 어떤 영향을 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