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는 MAI 모델을 출시하며 경쟁사와 다른 포지셔닝을 선택했다. OpenAI나 Google처럼 인터넷을 무분별하게 긁지 않는다는 것 — "엔터프라이즈급, 클린, 상업적으로 라이선스된 데이터"만 사용한다는 주장이 핵심 차별점이었다. 저작권 침해 소송과 데이터 출처 논란이 업계 전반에 퍼진 시점에, 이 메시지는 법적 리스크를 우려하는 기업 고객들에게 특히 설득력 있게 작동했다.
그런데 MAI 기술 논문이 공개되면서 이 주장이 흔들렸다. 연구자이자 개발자인 Simon Willison이 처음 포착한 대로, 논문에는 Common Crawl이 학습 데이터 소스 중 하나로 명시돼 있었다. Common Crawl은 인터넷 콘텐츠를 대규모로 수집한 공개 데이터셋으로, 저작권자의 별도 동의 없이 긁어온 웹 텍스트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MS가 강조했던 "상업적으로 라이선스된 데이터"와는 거리가 있다.
MS의 공식 해명은 업계 표준 문법을 그대로 따른다. "자체 크롤러는 robots.txt와 HTML meta-tag 및 관련 제어 장치를 준수하며, 사이트 오너가 콘텐츠 접근 방식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해석하면 이렇다: 차단 설정을 하지 않은 사이트는 수집 대상이 된다. 이건 opt-out 구조이고, OpenAI, Google, Anthropic 등 모든 주요 AI 기업이 동일하게 사용하는 fair use 프레임이다. 논문도 데이터를 "publicly available and licensed human-generated data의 혼합"이라 표현하는데, publicly available이 commercially licensed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마케팅 문구와 기술 문서 사이의 간극이 드러난다.
이 불일치가 단순한 홍보 과장 문제로 끝나지 않는 이유가 있다. AI 학습 데이터의 fair use 합법성은 현재 미국 및 여러 국가 법원에서 진행 중인 소송들로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MS가 "클린 데이터"를 명시적 차별점으로 내세우며 기업 계약을 체결한 경우, 향후 fair use 판결이 불리하게 전개될 때 리스크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 마케팅 메시지와 실제 기술 파이프라인이 충돌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그 약속의 신뢰성을 검토해야 할 근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