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월드 모델의 약점은 단순하다. 카메라가 방을 한 바퀴 돌고 같은 모서리로 돌아왔을 때, 가구의 위치와 텍스처가 미묘하게 어긋난다. Voyager, WonderWorld, Spatia 같은 시도는 이 문제를 RGB 포인트 클라우드로 풀어왔다. 컬러 점을 누적 저장하고, 매 생성 스텝마다 그 클라우드를 렌더링한 뒤 다시 모델의 feature space로 인코딩한다. Microsoft Research와 여러 대학이 함께 낸 Mirage 논문은 이 구조를 ‘double bottleneck’이라 명명한다. 연산이 비싸고, 픽셀 공간을 왕복할 때마다 정보가 새어나간다.
Mirage가 택한 길은 다르다. 디퓨전 모델이 어차피 내부에서 쓰는 image feature 자체를 3D 좌표에 박아 latent spatial memory로 만든다. 새 시점을 생성할 땐 이 캐시를 타깃 카메라로 곧장 프로젝션해 제너레이터에 넘기고, 점군을 다시 그렸다가 인코딩하는 단계를 생략한다. 메모리도 모델의 압축된 내부 해상도에 머무르므로 풀 이미지 사이즈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베이스 모델은 알리바바의 오픈소스 Wan2.2이고, 작은 add-on 모듈로 새 메모리를 다루는 법을 가르친 뒤 전체를 LoRA로 미세 조정했다.
비디오는 세그먼트로 누적된다. 시드 이미지에서 캐시를 시작해, 새 청크를 만들 때마다 관련 feature를 읽고, 생성이 끝나면 그 feature를 다시 캐시에 써넣는다. 단, 움직이는 객체와 하늘은 필터가 잘라낸다. 장기 기억엔 신뢰 가능한 정적 지오메트리만 남긴다는 합의다. 결과는 WorldScore에서 최근접 경쟁자 Spatia를 제치고, RealEstate10K closed-loop 테스트 — 카메라가 시작점으로 회귀하는, 모든 누적 오차가 드러나는 시나리오 — 에서 3개 지표 중 2개를 가져왔다. 컬러 기반 메모리가 청크가 길어질수록 GPU 메모리를 더 먹는 동안, Mirage의 프레임당 비용은 첫 세그먼트 이후 거의 평탄하다. 저자들은 최대 10.57배 빠른 생성과 55배 적은 메모리를 보고한다.
물론 빈자리는 분명하다. 세그먼트 경계에서 동적 객체는 의도적으로 버려진다. 분주한 거리보다 조용한 실내에서 이득이 큰 이유다. 그러나 이 논문이 흥미로운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픽셀로 잠깐 다녀온다’는 직관적인 파이프라인을 폐기하고, 모델 내부 표현을 메모리의 1급 시민으로 승격시킨 결정. Genie 3가 인터랙티브 환경을 몇 분 동안 유지하고, Gemini Omni가 Veo의 후속 월드 모델로 거론되는 흐름 속에서, Mirage는 ‘지속성’이라는 문제를 외부 표현이 아니라 표현형 자체에서 푼다. 월드 모델 경쟁의 다음 축이 무엇이 될지 미리 보여주는 결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