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가 OpenAI와 Anthropic을 향해 던진 비판은 디스틸레이션 약관 하나에 대한 불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생성형 AI 시장의 가치 배분을 겨냥한다. 디스틸레이션은 큰 모델의 출력으로 작은 모델이 배우는 과정이다. 주요 AI 제공사들은 이를 약관으로 금지해 왔고, 이 금지는 특히 중국 AI 기업을 견제하는 장치로 해석되곤 했다.
나델라가 문제 삼은 지점은 그 비대칭성이다. AI 연구소들은 공개 웹 데이터를 fair use 논리로 학습한다. 동시에 고객이 모델을 쓰며 남기는 프롬프트, 수정, 평가, 업무 맥락에서도 배울 수 있다. 그런데 정작 자기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학습시키는 것은 막는다. 그는 이를 “reverse information paradox”라고 부른다.
그의 문장 “In consuming intelligence, you are creating intelligence”는 이 논쟁의 핵심을 잘 잡아낸다. 기업은 AI를 사용할 때 단순히 답변을 소비하지 않는다. 틀린 답을 고치고, 더 나은 표현을 고르고, 내부 기준에 맞는 판단을 모델 앞에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exhaust’, 즉 사용의 부산물은 기업의 암묵지가 묻은 고품질 학습 신호가 된다.
물론 나델라의 발언을 순수한 원칙론으로만 읽기는 어렵다. Microsoft는 기업이 데이터와 학습 루프를 자기 인프라 안에 붙잡아두도록 설득할 수 있는 클라우드 사업자다. AI 연구소의 폐쇄적 약관을 비판하는 동시에, 기업용 AI 인프라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이 논점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기업 AI 도입의 핵심은 더 이상 모델 벤치마크만이 아니다. 실제 업무에서 발생하는 교정, 평가, 사용 로그가 누구의 자산으로 축적되는지가 전략적 질문이 된다. AI를 어디에 연결할지가 아니라, AI가 배우는 순환을 누가 통제할지가 다음 경쟁의 중심에 놓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