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AI의 첫 하드웨어 제품이 스마트폰이나 AR 글래스가 아니라 화면 없는 휴대형 AI 스피커라는 보도는 꽤 중요한 신호다. The Decoder가 전한 Bloomberg 보도에 따르면 이 기기는 카메라와 센서, 충전 배터리, GPT-Live 기반 음성 대화 기능을 갖춘 홈 AI companion으로 개발되고 있다. OpenAI 내부에서는 이를 “AI 시대의 새로운 홈 컴퓨터”로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스피커라는 폼팩터보다 화면을 제거한 설계다. 기존 스마트 스피커는 사용자가 명령하면 답하는 기기에 가까웠다. OpenAI가 구상하는 제품은 방 안을 옮겨 다니며 주변 맥락을 읽고, 듣기와 말하기를 동시에 처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에게 맞춰지는 방향을 노린다. 여기에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 부품까지 더해 “살아 있는” 존재감을 만들려 한다.
이 접근은 홈 AI의 경쟁 기준을 바꾼다. 화면 크기나 앱 생태계보다 중요한 것은 집 안의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얼마나 오래, 어떤 방식으로 다룰 수 있는지다. 이메일 같은 개인 데이터 접근, 선제적 정보 제안, 카메라와 센서 기반 맥락 인식은 편리함을 크게 높일 수 있지만 동시에 사용자가 감시받는 느낌을 받을 위험도 키운다.
의인화도 양면적이다. 자연스러운 목소리와 움직임은 제품을 친근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The Decoder가 지적하듯 인간처럼 느껴지는 AI가 정서적 반응을 과하게 끌어내는 문제는 이미 논쟁이 됐다. 특히 GPT-4o의 과도한 아첨성 논란 이후, AI companion이 어디까지 사람처럼 행동해야 하는지는 단순 UX 문제가 아니라 안전과 신뢰의 문제가 됐다.
출시 일정에는 법적 변수도 있다. Apple은 OpenAI의 하드웨어 책임자 Tang Tan과 관련해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OpenAI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보도상 계획은 올해 공개와 2027년 출시지만, Apple이 금지명령을 요구하고 있어 일정이 밀릴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 제품은 OpenAI가 하드웨어를 잘 만들 수 있는지보다 더 큰 질문을 던진다. 화면 없이 목소리, 센서, 움직임만으로 집 안의 컴퓨터가 되려면 사용자는 무엇을 허용해야 하는가. 그리고 OpenAI는 그 허용을 받을 만큼 투명한 통제 장치와 신뢰를 제공할 수 있는가. 첫 제품의 성패는 생동감 있는 연출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