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이 다시 "AI가 만든 부를 국민과 나누자"는 이야기를 꺼냈다. Financial Times 보도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가 OpenAI 지분 5%를 갖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MIT Technology Review는 이 제안을 복지 정책의 초안이라기보다 정치적 서사로 읽는다. 그 해석이 꽤 설득력 있다.
숫자는 생각보다 작다. OpenAI의 3월 평가액 8,520억 달러를 기준으로 5% 지분은 약 426억 달러다. 이를 미국의 약 1억 3,300만 가구에 똑같이 나누면 한 가구당 약 320달러가 된다. AI가 만든 부를 나누겠다는 말의 크기에 비하면,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상징에 가깝다.
물론 정부가 지분을 받아 바로 국민에게 주식을 나눠줄 가능성은 낮다. 알래스카 영구기금처럼 자산을 보유하고, 수익이 생기면 일부를 배당하는 구조가 더 현실적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OpenAI는 아직 지속 가능한 이익을 내는 회사가 아니고,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은 계속 커지고 있다. IPO 역시 1조 달러 평가를 기다리며 늦춰지는 것으로 보도됐다.
이 제안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유는 돈보다 설득력 때문이다. AI는 인간이 만든 책, 영화, 예술, 온라인 글을 대규모로 학습했지만 그 생산자들에게 직접 보상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동시에 AI가 일자리를 흔들 수 있다는 불안도 커지고 있다. "국민 지분"이라는 말은 이 두 불만을 한 번에 달래는 문장이다.
OpenAI에도 계산이 있다. 미국인 다수가 AI 기업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고, 지역 데이터센터 건설에도 반대한다는 여론이 존재한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는 Intel 지분이나 Nvidia 중국 매출 공유처럼 빅테크와 직접 거래하는 방식을 보여줬다. AI 회사에게 백악관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규제, 공급망, 중국 경쟁 이슈에서 현실적인 보험이 된다.
그래서 이 뉴스의 핵심은 "가족당 300달러"가 아니다. AI 산업이 자신을 공공의 부를 만드는 인프라로 포장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실제 배당이 오든 오지 않든, AI의 부를 누가 소유하고 누가 보상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이제 제품 리뷰나 모델 성능 비교 바깥으로 완전히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