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 Artificial이 Amazon MGM의 배급 라인에서 빠졌다는 소식은, 처음엔 엔터테인먼트 단신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작품이 다루려던 사건을 떠올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영화는 2023년 OpenAI에서 벌어진 CEO 해임과 복귀의 5일을 소재로 한다. AI 산업에서 가장 극적인 지배구조 충돌 중 하나였고, 아직도 그 해석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사건이다.
The Verge 보도에 따르면 이 영화는 루카 구아다니노가 연출하고, 앤드루 가필드가 샘 올트먼을 맡는 프로젝트였다. 모니카 바바로는 당시 OpenAI CTO였던 미라 무라티, 아이크 배린홀츠는 일론 머스크, 유라 보리소프는 일리야 수츠케버로 캐스팅됐다. 단순한 창업자 전기물이 아니라, OpenAI를 둘러싼 권력 구조와 인물 관계를 극화하려는 작품에 가까웠던 셈이다.
Amazon MGM의 설명은 완전한 폐기보다 이관에 가깝다. Deadline에 전한 입장에 따르면, 스튜디오는 이 영화가 다른 스튜디오에서 더 잘 서비스될 수 있다고 보고 제작진과 새 배급처를 찾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흔한 할리우드 프로젝트 조정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 결정은 Amazon과 OpenAI의 관계를 함께 볼 때 훨씬 복잡해진다.
Amazon은 올해 2월 OpenAI에 500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다. 바로 그 회사의 내부 위기를 소재로 한 영화가 Amazon MGM 손에서 빠져나간 것이다. 이 사실만으로 어떤 의도를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AI 산업이 이제 기술 제품, 클라우드 계약, 투자, 미디어 서사까지 한 묶음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2023년 OpenAI 사태는 한 명의 CEO가 해고됐다가 돌아온 드라마로만 소비되기 쉽다. 하지만 더 본질적인 질문은 따로 있었다. 빠르게 상업화되는 AI 조직에서 이사회는 어떤 권한을 가져야 하는가. 안전을 명분으로 한 견제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가. 투자자와 파트너가 커질수록 그런 장치는 얼마나 독립적으로 남을 수 있는가.
이번 영화 배급 변화는 그 질문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처럼 읽힌다. AI의 안전장치는 모델 내부의 필터나 평가 시스템만이 아니다. 어떤 사건이 어떤 방식으로 기록되고, 누가 그 이야기를 대중에게 전달하며, 어떤 이해관계가 그 과정을 둘러싸는지도 이제 중요한 제어 장치가 됐다. Artificial이 어디에서 다시 살아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 영화의 행로 자체가 이미 OpenAI 이후 시대의 풍경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