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새 Siri가 마침내 약속을 지켰다. iOS 27 소비자 베타에서 Siri는 개인 맥락을 이해하고, 아이폰에 저장된 정보를 찾아주며, 일반적인 질문에도 답한다. 몇 년 동안 지연을 거듭한 끝에 나온 업데이트라는 점을 생각하면 반가운 변화다. 그런데 출시를 맞는 감정은 의외로 차분하다.
실제 사용 장면을 보면 개선 폭은 분명하다. ‘아이폰에 저장한 마지막 영수증을 찾아줘’라고 말하면 저장 위치나 영수증의 종류를 정확히 설명하지 않아도 사진·메일·문자·캘린더 등을 뒤져 결과를 찾는다. 운전면허증을 찍어둔 사진 속 번호나 나중에 보려고 캡처한 QR 코드도 물어볼 수 있다. 예전 Siri가 자주 실패했던 노래, 팟캐스트, 오디오북 재생도 이제는 사용자가 지정한 앱에서 안정적으로 처리한다.
Siri는 답변만 하는 비서에도 머물지 않는다. 웹사이트와 앱을 열고, 길 안내를 시작하고, 사진을 편집하고, 이메일 초안을 만들고, 위치에 맞춰 공연이나 행사 정보를 알려준다. 자연스러운 대화와 타이핑 입력, 전용 앱, 이전 대화 참조도 지원한다. 카메라 뷰파인더로 주변 사물을 묻거나 식당 비용을 나누는 일도 가능하다. ‘무엇이든 검색 결과로 넘기는 음성 인터페이스’에서 벗어난 셈이다.
애플은 Google의 Gemini 모델을 활용하면서도 Apple Foundation Models를 자체적으로 훈련하고 개선했다. 이 모델은 애플 실리콘과 Private Cloud Compute 인프라에서 작동한다. 애플이 강조해 온 기기와 클라우드의 결합이 이번에는 실제 비서 경험으로 연결됐다.
문제는 경쟁의 시간표다. 애플이 Siri를 붙잡고 있는 동안 다른 AI 도구들은 코드를 작성하고 소프트웨어를 만들며, 여러 단계를 대신 처리하고, 컴퓨터를 조작하고, 기억과 추론을 결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유능한 비서는 여전히 쓸모 있지만, 지금은 그것만으로 시장을 놀라게 하기 어렵다.
그래서 이번 업데이트는 혁명이라기보다 복구에 가깝다. 사용자는 드디어 기대했던 Siri를 얻었다. 이제 남은 평가는 기능 수가 아니라 운영 품질이다. 9월 정식 출시 뒤에도 개인 데이터 검색이 정확한지, 앱 작업이 안정적인지, 베타의 속도와 일관성이 유지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애플이 이번에 고친 것은 Siri의 기능 목록이지만, 다음에 증명해야 할 것은 매일 맡겨도 되는 신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