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미국 시장 데뷔에서 265억 달러를 조달했다. ADR 1억7790만 주를 주당 149달러에 팔았고, 외국 기업의 미국 상장으로는 2014년 알리바바의 250억 달러 IPO를 넘어서는 기록이다.
흥미로운 건 단순히 ‘AI 반도체 주가가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시장이 무엇에 프리미엄을 줬는지다. 미국 투자자는 서울 평균가보다 높은 가격을 받아들였고, 수요는 배정 물량의 7배 이상으로 몰렸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보다 HBM 공급망의 위치가 더 크게 가격에 반영된 셈이다.
자금 사용처는 한국의 새 fab, 패키징 시설, EUV 장비다. 그런데 같은 타이밍에 미국 상무장관은 SK하이닉스와 삼성에게 미국 내 신규 공장 건설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월가는 HBM 프리미엄을 사고, 워싱턴은 그 프리미엄이 어느 나라에서 생산되는지를 묻기 시작했다.
AI 인프라의 다음 병목은 모델 성능표보다 생산지 지도에서 먼저 보일 가능성이 크다. GPU만이 아니라 메모리 대역폭, 패키징, 장비 조달, 지정학적 리스크가 모두 비용과 공급 안정성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