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 나스닥에 첫발을 내디딘 SpaceX 주가는 공모가 $135를 출발선 삼아 시초가 $150, 마감 $160.95로 하루를 끝냈다. 장중 한때 상승폭이 30%에 달했고, 오버얼롯 옵션을 포함한 총 조달액은 $857억으로 역대 최대 IPO 기록을 다시 썼다. 머스크는 지구 최초의 조만장자가 됐고, 시가총액은 $2.7T를 찍으며 아마존을 추월해 세계 5위에 자리했다.
그런데 S-1 내부 숫자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SpaceX는 2025년 매출 $180억에 $49억 순손실을 기록했다. 창사 24년간 누적 손실은 $370억이다. 이 재무제표만 보면 $2.7T 밸류에이션은 미스터리다. 그 퍼즐 조각을 맞춰주는 건 IPO 직전에 공개된 두 건의 컴퓨트 계약이다. Anthropic은 xAI 인프라에 월 $12.5억, Google은 월 $9.2억짜리 딜에 서명했다. 두 계약만 연환산 $260억 이상이다. Starlink 구독료가 수익의 전부가 아니라 GPU 임대업이 현금흐름의 핵심 축으로 올라서고 있다는 신호다.
상장 이후 행보는 이 방향을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IPO 며칠 만에 코드 에디터 스타트업 Cursor를 $600억 주식 딜로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S-1에서 'Starship 재사용 경로가 불투명하다'고 스스로 인정한 회사가, 개발 툴체인 내재화에 역대 손꼽히는 M&A 규모를 집행한다. COO Gwynne Shotwell은 CNBC 인터뷰에서 Tesla와의 합병이 '머스크의 삶을 좀 편하게 해줄 수 있다'는 발언을 흘렸다. 의결권 85.1%를 보유한 창업자 앞에서, 공개시장 투자자들이 방향을 바꿀 수단은 구조적으로 제한돼 있다.
SpaceX를 어떤 카테고리로 분류하느냐가 이 상장을 해석하는 핵심이다. 로켓 발사 회사로 읽으면 손실 구조와 밸류에이션이 충돌한다. Starlink 위성 플랫폼, xAI 컴퓨트 인프라, 발사 독점력을 수직 통합한 복합 제국으로 읽으면, 직원 4,400명이 백만장자가 되고 Goldman·Morgan Stanley가 수수료 $5억을 챙기며 Robinhood가 역대급 트래픽을 기록한 이날의 무게가 달리 보인다. 세계가 이 회사에 베팅한 건 특정 기술이 아니라 머스크가 설계한 파이프라인 전체에 대한 옵션이었다.